*주의: 작품 전반에 관한 스포일러는 없지만 1~3화의 내용전개 일부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0. 개괄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 원작,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이 그랬던 것처럼, 카미야마 켄지의 공각기동대 SAC(이하 SAC) 또한 "공각기동대 월드"- 정보화/전뇌화/사이보그화가 상당히 진행된 시대에 벌어질 법한 범죄들-전뇌 해킹, 바이러스 유포, 전뇌화 등을 거부하는 단체들에 의한 테러-등을 보여주고, 그것을 처리하는 특수 조직 공안 9과가 그들을 제압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2030년에도 CSI 나 24가 계속된다면 아마 이 작품과 비슷한 모습이 될 듯)
특히 SAC에서는 "웃는 남자"라는, 시리즈 전반에 걸쳐 존재를 암시하는 공안 9과의 라이벌과의 대결이 이야기의 주 뼈대를 이루면서, 중간중간에 주 이야기와 관련이 적은 에피소드들을 삽입하면서 시리즈 전반을 이어가는 구조로 짜여져 있습니다. 다만 본편인 "웃는 남자" 에피소드에 비해, 단편 에피소드의 비중이 약간 지나칠 정도로 커서, 시리즈 전체의 통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SAC 시리즈의 2기격인 GIG에서는 초반부터 후반까지 일관되게 9과와 9과의 라이벌간의 긴장관계를 그립니다)
아무튼 총평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부터 SAC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1. 제 1화-공안 9과
SAC 시리즈의 시동을 거는 에피소드인 공안 9과의 시작은, 폭탄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범인을 쿠사나기 모토코(이하 소령 혹은 소령님-가끔 님 자가 붙어서 나오면 팬심이 나온다고 생각해주시길...)가 제압하고 체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재빨리 범인을 낚아챈 후, 소령은 바트와 함께 이번 에피소드의 주요 임무-요정에서 안드로이드 게이샤들에게 잡혀버린 정부 요인들을 구출-를 수행하러 갑니다. 프로 집단답게 소령 이하 9과 멤버들은 재빨리 안드로이드들을 제압하고 그들을 조종하던 해커를 체포하며 요인들을 구출하는 성과를 거두죠.
그러나 이러한 사건은 진짜 음모-외무장관의 전뇌를 국방성의 비밀 리포트와 같이 외국(미국)으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가리기 위한 작전이었음이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다시 9과의 멤버들은 그들의 실력을 십분 발휘하여 그들의 계획을 수포로 돌려버립니다.

("젠장 페이크가 실패했다!" "그런 시시한 페이크는 옆의 반도국가나 가서 하시죠")
전반적으로 대단한 기교를 부리거나 깊이있는 플롯이 담겨 있는 에피소드는 아닙니다. 사이보그들이 벌이는 액션신은 수준급이지만 비중이 낮고, 외무장관 패거리의 트릭 또한 비교적 간단하게 밝혀집니다. 에피소드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형적인 형태로 흘러가고, 딱히 현실 비판을 의도했다든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성찰했다든가 할 만한 구석은 당연히 없으며, 각본의 몇몇 부분은 특정 캐릭터를 띄워주려는 의도가 튀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친절하게 '나 반전용 복선이라능' 가방이 친절하게 한가운데 나오시는 센스!)
그러나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연출, 좋은 애니메이터들이 넉넉한 예산을 받아 만든 영상, 칸노 요코의 음악만으로도 이 에피소드는 자신의 할 일-시청자들에게 공각기동대 SAC라는 작품이 유료로 돈을 내고 볼 가치가 있는 작품임을 알리는 것-을 해냅니다.
2. 제 2화-전차의 반란

(산 넘고 물 건너 파란 집으로 가자~)
켄비시 중공업(현재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을 패러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의 무기 실험장에서, 갑자기 전갈 모양의 다각전차가 이유 모를 폭주를 시작합니다. 관리자의 정지 명령을 듣고 잠시 정상으로 돌아온 듯했던 전차는, 공격 태세로 전환해 실험장의 다른 전차들을 부수고 탈주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소령 이하 공안 9과는 전차를 추격하는 한편 전차 폭주와 관련된 인물들에게 폭주의 전말에 대한 정보를 얻어냅니다.

(밀실에서 사건 전말에 대해 캐묻긴 하지만 취조하는 건 아니라고요!)
폭주한 다각전차를 막는 임무를 그리는 화답게, 2화의 액선들은 1화보다 상당히 비중이 높습니다. 그러나 2화에서 보여주는 액션들은 일반적인 전차전에서 기대할 법한 모습들-전차들끼리의 포격전-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전차끼리 줄다리기를 하거나, 전차가 접착제로 굳어버린 다리를 억지로 이끌며 걸어가는 등의 '동물적'인 액션 장면을 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액션 장면들은 일반적인 메카 액션에서 잘 나오지 않는 유형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비교적 신선한 재미를 주는 장면입니다. 또한 사건의 주인공인 폭주 전차(=카고 타케시)의 개인사-종교적 신념 때문에 의체화를 허락받지 못하고 병으로 사망한 전차 개발자가, 전차의 몸을 빌려 자신의 부모를 찾아가는-가 겹치면서, 총탄이 난무하는 대신 기계와 기계가 맞부딪히는 장면은 자신의 부모를 어떻게든 만나려는 카고의 의지와 그것을 막으려는 9과의 의지가 충돌하는 장먼이 됩니다.

(다리에 줄이 묶여도 나는 걸어갈 테야)
이 밖에도, 아들(=폭주전차)의 탈주 소식을 TV로 전해들은 카고의 부모님이 무덤덤하게 현관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 가까스로 자신의 집까지 온 아들 앞에서 아들이 만든 전차의 모형을 안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그들을 향해 전차가 손을 내미는 장면들은 전차=카고 타케시와 그의 부모님 사이에 있던 '무언가'를 전달하면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아들아...)
물론, 맥락과 아무 관계가 없이 (순수하게 상업적 고려로 나왔으리라 의심되는) 소령의 둔부 노출 장면과 같은 결점이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고르게 좋은 편인 SAC의 단편 중에서도 비교적 상위권에 속하는 에피소드라 할 수 있습니다.
3. 제 3화-작은 반란
서로 비슷한 모습을 한 여성 안드로이드들이 추락사, 감전사, 익사의 방식으로 동시에 자살하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국회에서의 해킹 사건과 연루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사에 나선 9과. 그러나 사건의 전말은 다소 황당하고 마초틱하면서도 2MB 만큼은 로맨틱했으니, 자신의 안드로이드를 세상에서 유일한 여성으로 만들기 위한 한 영화 오타쿠의 비틀어진 사랑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사랑이란 스크린에 비친 영상만큼 허망한 것이야요)
안드로이드 연쇄살인범(?)의 마지막 행적을 그리는 3화는, 비교적 무거운 사건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SAC 에피소드들 중에서 몇 안 되는 '가벼운' 에피소드입니다. 사건의 내막 자체가 상당히 심플하기 때문에, 이야기 중에서 사건의 전모를 캐내는 장면은 잠시 보여주는 식으로 지나가고, 나머지 이야기들은 범인을 쫓는 9과와 잡히지 않으려 버둥거리는 범인의 모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날파리 하나 잡는 데 뭔 공이 필요합니까 그까이꺼 대~충 갑시다 네?)
3화의 특징이라면, 사건을 봉합하는 데 중점을 두는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해, ‘범인이 당최 어떤 인종이기에 이런 짓을 했을꼬’에 대해 집중해서 이야기를 한다는 점입니다. 범인의 도주 장면에서는, 범인이 자신의 안드로이드에게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를 그리고 있고, 9과의 추적 장면에서 나오는 대화도 범인이 어째서 다른 안드로이드들을 자살하게 했는가에 대해 9과 멤버들 나름대로 추리하는 장면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러한 ‘추리’들은, 사실 추리 자체보다도 그 어조-간간히 썰렁한 농담도 하고 서로를 적당히 놀려주기도 합니다-가 더 재밌습니다. 공각기동대 시리즈를 영화판으로 접한 사람들이라면 위화감을 느낄 법하겠습니다만, 원작의 비교적 활기찬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들의 이러한 모습은 그저 플러스 요소일 뿐입니다.
상대적으로, 범인과 그의 안드로이드의 추격전은 다소 심심한 편입니다. 결말의 ‘반전’에서도 암시되듯이, 범인의 행각 자체가 그가 좋아하던 영화들 중 하나를 그대로 따라하는 수준이니만큼, 다소 뻣뻣하게 하는 게 이야기 논리로도 맞습니다만, 가뜩이나 뻣뻣한 안드로이드 아가씨에다가 범인마저 뻣뻣한 판이니 장면이 심심하지 않을 수 없지요.

(사건 뒤풀이를 하는 소령님-바트 형님 장면이 300배는 더 로맨틱하다능)
그러나 이들 커플(정확히는 안드로이드 아가씨)을 구제해 주는 장면이 둘 있으니, 하나는 클라이막스에서 아가씨가 범인을 막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결말부에 나오는 토구사가 영화 대사를 뒤적거리는 장면입니다. 여전히 뻣뻣하지만 절실함이 묻어나는 전자의 장면과, 그녀의 행동이 영화를 따라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에 의해 일어났으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후자의 장면이 겹치면서, 이 안드로이드 아가씨의 ‘사랑’은 설득력을 얻게 됩니다.
훗날 이 안드로이드 아가씨의 행동은, SAC 시리즈의 서브 떡밥 중 하나인 “AI의 고스트가 있을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의 시작이기도 한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해당되는 화가 나오면 자세하게 하도록 하겟습니다.
4. 그 밖에.....
3d로 제작된 SAC의 오프닝에서, 원작이나 극장판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소령의 과거에 대한 짧은 암시가 나옵니다.수술대 장면이 잠시 나오고, 자신의 인형을(의체의 작동 오류로) 자신의 손으로 망가뜨려 버린 어린 시절의 소령이 나오지요. (이후에 제작된 2기 GIG에서는, 이러한 과거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에피소드가 방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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